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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날픔 사람들이 제 잠재적 연인의 갸날픔에 끌리는 이유는 그 갸날픔이 주는 안도감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살이의 처절한 전투와 팍팍한 노동에 지친 정신과 육체가 연애라는 안식처를 간구할때 그 휴게소는 안전할수록 좋을테다 갸날픔은 일종의 미성숙함, 미숙함, 나약함이다 연인의 갸날픔 앞에서 사람은 제 존재감을 얻게 되는지 모른다 비로소 자신이 굳세다는 느낌을. 갸날픈 것은 곧 스러질 것 같고 바스라질 것 같다 그래서 보호하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연약하고 부드러운 것 앞에서 사람은 조심스러워진다 섬세해진다는 뜻이다 저 스스로가 섬세함이기도 한 갸날픔은 제 둘레를 섬세하게 만든다 그럼으로써 섬세한 마음의 공간을 사랑의 공간을 장만한다 갸날픔 앞에서 사람들은 거기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활기를 나누고 싶다는 욕망.. 더보기
사랑의 기술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속에서 시작했다가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이것이 다른 활동이라면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거나 개선법을 찾아내거나 그렇지않으면 사랑을 포기할 것이다 최후의 조치는 삶이 기술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를 배우고 싶다면 다른 기술, 예컨대 음악이나 그림 건축 또는 의학이나 공학을 배우려고 할때 거치는 것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http://solomoon.com/ - 더보기
항상 곁에 있었다 나는 소극적이었다 첫 고백 비슷한 것을 하는데 1년이 넘는 세월이 필요했다 그날은 그녀의 생일이었다 비가 내리는 날 꽃집에 들렀으나 장미 한다발을 차마 사지 못하고 백합 몇송이를 샀다 그녀를 만나 등뒤에 감추던 꽃송이를 전달했고 쪽지를 건넸다 그녀는 말이 없었다 낭패였다 밤새 비를 맞으며 자취방으로 돌아왔을때는 이미 어둠이 묽어지는 새벽이었다 나는 그때 처음 내 가슴속으로 사랑이 들어서는 소리를 들었다 손을 잡을 수조차 없는 오직 설렘이 내 마음을 경작하던 사랑은 옆얼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안에 사랑이 흐르는 소리를 들려주는 것 장미대신 백합을 건넨 첫 고백 이후 나는 다시 일상처럼 그녀의 겿에 가만히 있었다 억지로 애쓰지는 않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