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함부로 '그립다'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
삭히고 삭히느라 표백이 된 그립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고 나면 이물질이 묻을까 봐.
나는 함부로 '보고 싶다'라는 말을 하진 않겠다.
감추고 감추어서 나도 찾지 못하는
내 가슴 한 켠을 들춰내는 일이 나에게조차 쉽지 않으니까.
나는 함부로 '사랑한다'라는 말을 하진 않겠다.
내 기억의 파편마다에 붇어 있던 단 한 사람.
달력에 표시해 둔 이따금씩의 동그라미들.
당신과의 하루하루는 늘 특별한 동그라미를 쳐 두었으니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말하지 못했던 거였으니까.
아직도 나는 그립고, 보고 싶고,
사랑하는 당신에 대한 기억의 재생 버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반지인 / 그리고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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