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좋은글

잘가라, 나의 친구


우리는 헤어졌다.

처음부터 너는 세상에 없었다고,

모든 것이 나의 꿈이고 상상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에게 남아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너의 사진과, 너의 편지와

네가 준 낡은 책들과 레코드들을 나는 버린다.

마치 내 몸을 잘라 버리듯이.

잘 가라, 나의 친구.

너를 만난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이었는지,

우리가 보낸 날들이 얼마나 좋았는지만 남겨 두고.

잘 가라, 나의 어린 날들.

너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고 누구를 사랑하고

무엇 때문에 슬퍼하고 어떤 일로 즐거울까.

나 없이 너는 어떻게 행복할까‥

편지를 찢는다.


황경신 / 모두에게 해피엔딩
[http://solomoon.com/]

'기타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0) 2008.12.22
그래도 실망하지 말자  (0) 2008.12.22
민감하기 보다는 사려 깊게  (0) 2008.12.22
잘못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0) 2008.12.22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0) 2008.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