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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의 '롱테일', 시어스 로벅

시어스 로벅의 1897년판 카탈로그는 지금 봐도 놀랄 정도다. 지금의 아마존도 그렇게 다양한 상품들을 취급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전화번호부 크기의 카탈로그에는 20만 종의 상품들이 담겨 있다. 모든 상품들은 아주 작은 형태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고, 그 중 6,000개의 상품들은 석판 인쇄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이것은 시골 농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시어스 로벅의 카탈로그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상품들은 일반상점의 상품목록보다 무려 1,000배나 많았다. 게다가 카탈로그에 수록된 상품은 종종 절반 혹은 그 이상으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도기도 했다. (98p)
크리스 앤더슨 지음, 이노무브그룹 외 옮김 '롱테일 경제학' 중에서 (랜덤하우스코리아)
1886년 미국. 미네소타주 노스 레드우드의 역무원이었던 리처드 시어스(Sears)는 시카고 보석상에서 지역 상인에게 잘못 배달된 회중시계 한 상자를 자신이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이윤을 붙여서 철도회사 직원들에게 판매했지요. 시계 판매점을 차린 겁니다.
 
1887년 시계판매점을 시카고로 옮긴 시어스는 알바 로벅(Roebuck)을 만났고 '시어스 로벅'을 창업합니다. 그들은 동네상점과 중간상인들에게 바가지를 쓰고 있었던 농부들에게 우편으로 시계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단은 '카탈로그'였습니다.
 
"구매하시면 철도와 우편으로 발송해드립니다. 현재 농촌에 무료배달과 소포발송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계를 고가로 판매하는 시골상점 때문에 시계를 구입하기 힘드셨다면 이제 시어스 로벅을 선택하세요."
 
우리가 잘 아는 '시어스 로벅'이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시계뿐아니라 가정과 사업장이 필요로 하는 모든 물건들로 취급품목을 확장했습니다. 가까운 상점에 가기 위해 몇 시간을 가야했던 농부들은 이제 매주 우편으로 배달되는 시어스 로벅의 카탈로그로 '세상의 모든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지요.
 
이렇게 시작된 시어스 로벅은 1980년대에 케이마트에게 총매상고 1위 자리를 넘겨줄 때까지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로 군림했습니다. 우리에게는 구한말로 기억되는 1890년대라는 그 시절. 시어스와 로벅은 요즘 각광 받고 있는 '롱테일적인 개념'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