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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좋은글

지식을 디자인하는 창조경영과 인슐린용 주사바늘

나노파스33 개발의 발단은 그때까지도 인슐린용 주사바늘을 판매해온 테르모의 DM컴퍼니 개발기술부의 오오야나이 테츠야가 어린 아이가 주사를 맞으며 '아프다'고 우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현재 당노병 때문에 일본 내에서만 해도 약 70만 명이 경우에 따라 매일 수차례씩 당뇨 수치를 조절하는 인슐린을 직접 주사하고 있다.
성인은 '주사란 어느 정도 아픈 것이다. 치료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할 수 있지만, 어린이에게 매일, 그것도 몇 차례의 주사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최근에는 생활환경의 변화도 영향을 미쳐 어린이 당뇨병도 급증하고 있다. 소아에게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진 I형 당뇨병,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은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으면 안된다. 얼마 못가 작은 팔에 더 이상 주사할 곳이 없을 정도가 된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정말로 힘든 고통인 것이다. (171p)
곤노 노보루 지음, 유주현 옮김 '아트 컴퍼니 - 경영을 디자인하는 창조 기업' 중에서 (이콘)
1957년 시작된 일본의 '굿디자인상'. 지난 2005년 강력한 대상 후보였던 아이팟을 누르고 대상으로 선정된 제품은 '디자인'과는 잘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가는 주사바늘' 나노파스33이었습니다.
 
나노파스33은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인슐린용 주사침. 바늘 끝이 종래의 31게이지보다 20% 가는 33게이지로, 세계에서 가장 가늘다고 합니다. 건강진단에서 보통 사용되는 채혈용 주사바늘의 1/4 굵기라고 하지용. 이런 제품이 그 '소프트한 가치'를 인정받아 굿디자인상을 반은 것입니다.
 
나노파스33의 시작은 주사를 자주 맞아야 하는 어린이 당뇨병 환자의 울음 소리였습니다. 한 어린이 환자의 고통이 오오야나이의 눈을 뜨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까지의 사고방식 속에는 없었던 세계를 본 겁니다. "지금까지 충분히 가늘다고 생각해왔던 주사바늘이 아이들에게는 두꺼웠던 것이다..."
그는 이 생각으로 실제 조사에 나섰고, 환자들의 고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종래의 것보다 압도적으로 가는 인슐린용 주사바늘을 개발하자."
그는 프레스 가공기술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카노공업을 방문해 상의했고 많은 실패를 거쳐 제품 양산화에 성공했습니다.
 
나중에 만들어진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주사를 맞은 후 "하나도 안 아파요! 만들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며 웃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나노파스는 물건이긴 하지만 그 가치의 근원은 그것이 '하는' 일이다."
 
나노파스33, 앞으로 만개할 지식경영, 창조경영의 시대를 주도해갈 제품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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