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10.17)과거에는 주로 시간절약형 물품을 제조, 판매했다면, 앞으로는 '시간소비형' 물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유리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미용업의 경우, 요즘의 상품들은 주로 '신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피부손상을 빠른 시간 안에 회복시켜 준다거나, 30초 이내에 머릿결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든가 하는 식이다. 그렇지만 매일 아침 서둘러 일터로 달려 나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라면 조금 더 시간이 드는 상품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레저 이코노미'. 다수의 사람들이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사는 사회, 그래서 그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시간절약'이 아닌 '가치있는 시간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경제를 의미합니다.
저자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날이 이 레저 이코노미가 시작되는 날이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은 '시간예속 경제'(time-crunch economy)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치열한 경쟁을 특징으로 하는 경제모습이지요.
저자는 레저 이코노미의 시대가 도래하면 소비자들이 무엇보다 자신의 시간을 최대한 가치 있게 사용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 소비자들 중에는 시간과 돈이 아주 많은 사람도 있고, 시간은 많지만 돈은 없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과 관계 없이 그들의 관심사는 모두 '가치있는 시간소비'가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런 경제하에서는 지금처럼 '시간절약형 상품'이 아니라 반대로 '시간소비형 상품'이 각광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모두들 치열한 경쟁속에서 바쁘게 살아갈 때 '신속성'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었듯이, 인구의 많은 비율이 '넉넉한 시간'을 갖고 생활할 때는 신속성과는 다른 '가치 있는 시간체험'이 중요해질 수도 있겠지요.
레저 이코노미와 시간소비형 제품... 비즈니스와 마케팅과 관련해 우리가 한번 생각해볼만한 트렌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