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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좋은글

하이얼그룹을 만든 35세의 젊은 파견관료 장루이민

1984년 당시 35세의 젊은 관료였던 장루이민은 칭다오에 있는 다 쓰러져 가는 전자업체(역시 국유기업)를 운영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파견되었다. 거의 6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월 생산량은 소형 냉장고 100대도 되지 않았다. 공장은 붕괴 직전이었고 근로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오전 8시에 일을 시작해서 오전 9시가 되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장루이민은 "오전 10시에 공장안에 수류탄을 던진다 하더라도 누구 하나 다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공장의 작업 환경 수준은 근로자들의 근면성 수준과 똑같았다. 공장 바닥이 너무 더러워서 비가 오고 나면 바닥에 밧줄을 깔아놓아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바닥의 진흙에 장화가 푹푹 빠졌기 때문이다. 장루이민은 취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벽에 다금과 같은 경고문을 붙였다. "공장 안에서의 방뇨와 배변을 금한다." (170p)
 
존 나이스비트 & 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안기순 옮김 '존 나이스비트 메가트렌드 차이나 - 새로운 세계를 이끌어가는 중국의 8가지 힘' 중에서 (비즈니스북스)
세계적인 전자제품 회사로 성장한 중국의 하이얼. 중국경제의 무서운 성장을 보여주는 사례들 중 하나이지요.

폐허에 가까웠던 한 국유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하이얼의 CEO 장루이민. 그가 1984년 정부의 명령을 받고 해이한 냉장고 공장으로 부임했을 때, 그 회사의 상황은 우리의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공장 안에서의 방뇨와 배변을 금한다"는 경고문을 붙여야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칭다오의 큰 망치 사건'으로 알려진 일화를 만들어가며 회사를 바꿔갔습니다. 냉장고의 품질이 형편없다는 고객들의 불평이 계속되자, 장루이민은 직접 고른 불량품 76대를 공장 책임자에게 망치로 부수라고 명령한 겁니다. 일반 노동자의 2년 치 월급을 주어야 살 수 있었던 냉장고 76대는 그렇게 산산조각이 났고, 이 사건을 계기로 노동자들은 각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불량 휴대폰 처리 일화와 비슷한 사례이지요. 이렇게 장루이민은 서구의 경영모델을 독학으로 습득해가며 형편 없었던 한 냉장고 공장을 현재의 하이얼 그룹으로 성장시켰습니다.
 
1984년이면 제가 대학생이었던 때였습니다. 그 때 "공장 안에서의 방뇨와 배변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붙어있던 중국의 한 냉장고 공장이 이제 세계에 진출한 하이얼 그룹이 되었습니다.
우리 옆에 '위협'과 '기회'로 존재하고 있는 중국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은 '메가트렌드'라는 책으로 유명한 존 나이스비트가 중국에 대해 작년에 쓴 책입니다. ' '인민일보' 선정, 13억 중국인이 열광한 2009년 '올해의 책''이라는 광고문구가 책에 붙어 있습니다. 저자는 '서구인의 시각'이 아닌 '중국인의 시각'에서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티베트 문제 등에 대한 생각은 중국정부의 입장과 비슷하더군요. '중국인'이나 '중국정부'가 좋아할 '친중국'적인 내용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면 '팩트'와 '저자의 생각'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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