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9.18)'트리플(triple) 강세' 혹은 '트리플 약세'란 말이 있다. 주식값(주가)와 원화값(환율), 채권값(금리)이 일제히 강세, 혹은 약세를 띨 때 등장하는 용어다.
트리플 강세란 '주가상승 +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 + 금리하락(채권값 상승)'이 벌어지는 상황이며, 트리플 약세는 '주가하락 +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 + 금리상승(채권값 하락)'이 맞물린 경우다.
'트리플 약세'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주식값과 원화값, 채권값 3가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는 의미입니다. 금융시장에서 '주가하락 + 원화가치 하락(환율상승) + 채권값 하락(금리상승)'이 함께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18일 우리 금융시장이 그랬습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2.84포인트(2.30%) 하락한 1392.42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37.3원 급등(원화가치 하락)한 1153.3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29%포인트 상승(채권값 하락)한 연 5.89%를 기록했지요.
'트리플 약세'의 반대 현상은 물론 '트리플 강세'입니다. '주가상승 +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 + 채권값 상승(금리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 바로 '트리플 강세'입니다.
이런 트리플 약세나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는데는 물론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경제는 주가와 환율이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증시에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쉽게 살펴보지요.
예컨대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팔았을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 때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시장은 이를 외국자금이 한국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하게 되고, 원화값이 하락(원달러 환율은 상승)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게 됩니다. 그래서 주가가 하락한 날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이 때 요즘처럼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증권사 등이 보유채권을 내다팔거나, 또는 통화긴축 상황이나 채권수요 부진이 벌어진 경우, 채권값까지 하락(금리는 상승)하게 됩니다. 주가와 원화가치, 채권값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트리플 강세는 반대의 경우입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주식을 많이 매수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외국인의 투자증가로 달러화가 서울 외환시장에 많이 들어오면 원화가치는 상승(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게 되고, 이로인해 풍부해진 유동성 때문에, 또는 다른 요인으로 시장에 채권수요가 늘어난 경우 채권값까지 상승(금리는 하락)하게 됩니다. '트리플 강세장'입니다.
가끔 18일의 금융시장처럼 주가, 원화가치, 채권값이라는 세가지 지표들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에는 이런 경제논리가 숨어있습니다. 그 로직을 이해하고 있으면 경제를 더 잘 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