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놓고 보니 그럴싸했다.
십대와 이십대엔 결코 가능하지 않은 것들.
그것은 절제, 혹은 절제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십대엔 자기 욕망이 뭔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인정해야 할 것들을 인정하지 않고
그래서 문제들이 쓸데없이 커진다.
"나는 너한테 입맞추고 싶고 너를 안고 싶고 너와 자고 싶어."
십대엔 자기 내부에 이런 욕망이 있다는 걸 승인하지 않는다.
"난 단지 너와 있고 싶은 거야."
이런 거짓말을 하면서 실제로는 대형 사고를 친다
이십대에는 자기 욕망이 뭔지는 조금는 좀 안다.
상대방의 욕망도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절제가 안된다는 것이다.
이샙대의 욕망에는 길이 없다.
사방으로 분출하면서 주위를 불행하게 한다.
이시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잖아. 그런데 도대체 왜 안되다는 거야?"
아, 가련한 청춘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런 사랑이 어울린다.
그래서 그 무절제도 때로는 충분히 아름답다.
그러나 삼십대엔, 말하지 않는다.
그게 삼십대에 어울리는 사랑이다.
알 거 다 알고,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것도 알고,
그러면서도 슬쩍 모른체해주는 것.
모른 체하고 있는 걸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것까지도 모른 체해주는 것,
이런 사랑이 삼십대엔 어울린다.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 이야기 / 화양연화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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