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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좋은글

눈물이 떨어졌다

"솥 안에 새까맣게 눌어붙은 밥을 숟가락으로 긁어내다가

난데없이 후룩 눈물이 떨어졌다.

슬프다거나 참담하다거나 따위 자극적인 감정의 작용이 없는데도 그랬다.

눈물이 어린 눈에 환시처럼, 착시현상처럼 피어오르던 목련이 떠올랐다.

꽃이 피어나는 그 운명적인 시간이 내 존재의 한 순간과 만나

섬광처럼 부딪치고 사라졌다.

인생에의 꿈이나 그리움이라는 것도 그러한 것인가."


가을 여자 / 오정희
[http://solom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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