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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는 국제원자재 가격과 그 의미

급락하는 국제원자재 가격과 그 의미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10.29)

가장 하락폭이 큰 데다 우리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원유다. 7월3일 배럴당 145.29달러(마감 기준 사상 최고가)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유(WTI)는 27일(현지시간) 63.22달러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7월4일 140.70달러에서 24일(현지시간) 56.47달러까지 추락, 무려 60%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원자재價 날개없는 추락… 약인가 독인가' 중에서 (한국일보, 2008.10.29)




주가급락과 환율급등이라는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이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원자재 가격 추락도 우리가 주시해야할 경제 지표입니다.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은 지난 3개월여 동안 '반토막'이 됐습니다. 원유, 구리, 밀 등 한 때 무섭게 상승하며 우리를 바짝 긴장시켰던 원자재들입니다. 이들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침체의 영향을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는 앞으로 원자재 수요가 급감하리라는 전망이 이들의 가격을 끌어내린 겁니다.


우리가 쓰는 두바이유가 7월4일 140.70달러에서 지난주인 24일 현재 56.47달러로 급락했습니다. 60%가 폭락한 것입니다.
금도 약세입니다. 이달초 온스당 900달러선을 돌파했던 금가격이 27일 현재 720달러대로 하락했습니다. 니켈도 8월에는 톤 당 2만달러를 넘어섰었지만 최근에는 1만달러선이 붕괴됐고, 밀도 8월에 부셸당 9달러를 넘었지만 최근에는 5달러선으로 내려갔습니다.

최근의 원자재 가격 급락은 일단 우리에게 '다행스러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자원빈국인 우리로서는 당장 원자재 수입에 돈을 덜 써도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0월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하락이 지속된다면 흑자폭은 11월,12월에 더 커지겠지요.
특히 최근의 원달러 환율 급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경상수지 흑자임을 생각하면 이는 우리경제의 '구원투수'인 셈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는 것이 다른 이유가 아니라 앞으로 예상되는 전세계적인 심각한 불황 때문이니까요.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우리경제가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수출입니다. 그런데 그 수출환경이 원자재 가격 폭락을 가져올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걱정스러울 수 밖에 없는, 최근의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