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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포기

고독한마법사 2009. 6. 2. 09:33
나는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아 당황했다.

그리움의 눈물이라기보다 감개무량의 눈물이라고 할까...

이 남자에게 한때 반해서

얼굴도 어깨도 손발도 먹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갈망했었지.

그랬던 것이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옛날 노래처럼 더딘 추억의 씁슬함이 있는 만큼,

나의 마음을 그렇게 변화시켜버린 시간이란 것에 대해,

나는 감개무량함으로 눈물이 날 것만 같았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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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모두, 밖에서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그러므로 갑자기 아내가 증발했다거나 바람을 피웠다거나 한 남편들은

으악!하고 경악하며 머리를 쥐어 뜯고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라며 몸부림치거나,

텔레비젼에 나와 "돌아와줘, 부탁이야. 나쁜점은 다 고칠게.이렇게 빌게"라며 손을 모아 빌고,

사내대장부가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그것은 모두, 그때까지 여자가 일종의 친절을 베푸느라

'이건 저 사람에게 해도 되는 이야기니까 말해주자 ,

이건 말해도 소용없을 거야' 라고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여자의 포기라고 생각하며 위로라고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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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를 보고 내가 감탄한 적이 있었다.

바지걸이에 독특한 장치가 있어서 무리없이 자연스럽게 걸쳐지게 만들어져 있었다.

나는 왜 이런 편리한 것을 구할수 없는 걸까 싶어, "어디서 팔던가요?"라고 물었더니,

누나는 경멸하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였었다.

"이건 아버지께서 런던에서 특별히 주문해서 제작하게 하진 전전의 물건이야.

전전의 물건은 역시 요즘 것하고는 다르니까. 이건 시중에서 파는 게 아니야."

누나가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나는 고를 위해 하나 주세요, 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누나는 그것들을 한데 모아 몇십 개를 한꺼번에 보관해두었다가,

손님을 접대할때 꺼내서 모두를 감탄시키고 싶어했다.

그런것은 진짜 부자의 감각이 아니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부자라면,

멋진 고안으로 훌륭하게 만들어진 오래된 옷걸이를 1,2개 가지고 있다,

내가 감탄해하며 요리조리 살피고 있으면,

"그거 런던에서 특별히 제작된건데, 너무 잘 만들어져서 모두들 갖고 싶어하더라고,

그래서 하나둘 나눠주다보니 이제 두개밖에 안 남았네,

하지만 갖고 싶다면 줄게,

머잖아 시중에 나올지도 모르지만, 사양하지 말고 가져다 써"라고 하는것이

부자, 풍요로운 사람이 할 대사였다.

하지만 누나는 하나하나 세어서 숫자를 확인한 후,

무슨 귀한 물건인양 꼭 끌어안고 허겁지겁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넣어두는 것이었다.

정말, 그런 독기에 부딪히다 보면 나까지 이상해지고 만다.


아주 사적인 시간 / 다나베 세이코
[http://solom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