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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떠난다
고독한마법사
2009. 8. 3. 13:32
거의 같은 양으로 채워지는 것이므로
이처럼 기쁜 일이 있다는 것은
이만큼의 슬픈 일이 있다는 뜻임을 상기하자.
삶이란 언제나 양면적이다.
사랑을 받을 때의 기쁨이
그 사랑을 잃을 때의 슬픔을 의미하는 것이듯이.
그러니 상처받지 않고 평정 속에서 살아가려면
언제나 이면을 보고자 하는 긴장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자기의 행복과 불행의 조종간을
통째로 타인의 손에 쥐어준다면
그 타인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되는 것도 잠시일 뿐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언제 변할지 모르며
특히 젊은이를 변심하게 만드는 일은 이 세상에 너무나 많다.
그러므로 상대가 나를 사랑할 때 내가 행복해진다면
그것은 상대의 사랑을 잃을 때 내가 불행해진다는 것과 같은 뜻임을 깨닫고
그 사랑이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한편 그것이
사라질 때의 상실감에 대비해야만 하는 것이다.
타인을 영원하고 유일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이 세상에 그런 사랑은 있지도 않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고달픈 삶을 벗어난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확신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떠난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무 확신도 없지만 더이상 지금 삶에 머물러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 때문에
떠나는 이의 발걸음은 가볍다.
은희경 / 새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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