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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빛

고독한마법사 2010. 3. 25. 09:29
이렇다 할 일이 없었는데도 나중에 되돌아보면

아주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런 나날도 이제는 끝이다.

헤어질 때가 되면 늘 좋은 일만 많았던 것처럼 느껴진다.

추억은 언제나 특유의 따스한 빛에 싸여 있다.

내가 저세상까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이 육체도 저금통장도 아닌

그런 따스한 덩어리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세계가 그런 것들을 몇 백 가지나 껴안은 채 사라진다면 좋겠다.

이런저런 곳에 살면서 쌓인 갖가지 추억의 빛을 나만이 하나로 이을 수 있다.

오직 나만이 만들 수 있는 목걸이다.


요시모토 바나나 / 데이지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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