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좋은글

눈물이 떨어졌다

고독한마법사 2009. 11. 3. 09:11
"솥 안에 새까맣게 눌어붙은 밥을 숟가락으로 긁어내다가

난데없이 후룩 눈물이 떨어졌다.

슬프다거나 참담하다거나 따위 자극적인 감정의 작용이 없는데도 그랬다.

눈물이 어린 눈에 환시처럼, 착시현상처럼 피어오르던 목련이 떠올랐다.

꽃이 피어나는 그 운명적인 시간이 내 존재의 한 순간과 만나

섬광처럼 부딪치고 사라졌다.

인생에의 꿈이나 그리움이라는 것도 그러한 것인가."


가을 여자 / 오정희
[http://solom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