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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돌아오길 기다렸지

고독한마법사 2008. 11. 4. 15:50

"왔어?" 이불 속에서 들려오는 유카의 목소리는 기운이 빠져 있었다.

"뭐라도 먹었냐?" 내가 물었다.

"아무것도 안 먹었어." 농담처럼 유카가 대답했다.

"왜?" 나는 운동화를 벗고 방으로 들어가

이불 옆에서 발끝으로 유카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며 물었다.

"왜라니? 네가 돌아오길 기다렸지."

나중에야 유카가 그저 되는 대로 내뱉은 말일 뿐이라는 걸 알았지만,

부끄럽게도 당시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소름 끼쳤다는 게 아니다.

누군가 나를 기다렸다는 것에,

누군가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먹고 나를 기다렸다는 것에

등에 오싹해질 정도로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여자는 두 번 떠난다 - 요시다 슈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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