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마법사 2009. 5. 11. 10:16
'경혜야 너무 사랑해. 그런데 너 세상 그렇게 살지마.'

진솔이 물끄러미 그 낙서를 보더니

손가락으로 글씨가 적힌 벽면을 살짝 문질렀다.

"이거 쓴 사람, 너무 마음 아팠나 보다."

애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날을 회상했다.

"응. 나, 그 청년 기억나요. 밤늦게 친구들하고 같이 왔다가,

학생들 같았는데… 취해서 탁자에 엎드려 있더니

부스스 일어나서 낙서하더군요.

가고 난 뒤에 치우면서 보니까 그렇게 써놨네요."

건이 피식 웃었다.

" 기왕이면, 경혜한테 세상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가르쳐주지."

" 자기도 몰랐겠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경혜가 틀렸다는 건 알아도, 맞는 건 또 못 가르쳐주는 법이거든…."


이도우 /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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