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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고 싶어지곤 한다

고독한마법사 2009. 12. 21. 13:38
길을 잃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었던 것들,

때로 그것은 셀렘의 다른 이름이 된다.

그것은 마치 기나긴 여행 중에 지니고 있던 책들을 모두 어디엔가 두고 온 후

활자가 애타게 그리워질 때, 우연히 누군가 호텔 방에 두고 간,

평소라면 절대 펼쳐보지도 않을 낡은 페이퍼백을 뒤적거리다가 문득

심장 속에 박히는 진주알 같은 문장을 만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잃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때때로 길을 잃고 싶어지곤 한다.


도쿄 펄프 픽션 / 이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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